영화

진링의 13소녀(金陵十三釵, The Flowers of War, 2011)

Doctrine_Dark 2015. 6. 12. 23:52








진링의 13소녀 (2013)

The Flowers of War 
8.2
감독
장예모
출연
크리스찬 베일, 예니, 장흠이, 황천원, 장두두
정보
전쟁, 드라마 | 중국, 홍콩 | 146 분 | 2013-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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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 베일 주연, 장예모 감독 영화화,13억 중국인의 심금을 울린 화제의 원작소설!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네덜란드 등 세계 7개국 판권 계약

출간 즉시 큰 화제를 뿌리며 장예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옌거링의 대표작

 

누구보다 비참하게 살았던 13명의 여인들,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다. 피의 소용돌이에 휩쓸렸던 여인들의 흔적을 쫓는 감동의 대서사시


행간마다 빼곡히 채워져 있는 휴머니즘과 독특한 역사적 시각으로 인류의 아픈 역사를 생동감 있게 그려낸 장편소설 『진링의 13소녀』가 ‘문학에디션 뿔’에서 출간되었다. 옌거링의 『진링의 13소녀』는 2005년 중국에서 처음 선보였고, 출간되자마자 영화 관계자들의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실례로 장예모 감독은 이미 다른 이에게 팔린 『진링의 13소녀』의 영화 판권을 다시 사들이며 영화 제작에 대한 의욕을 보일 정도였다. 이런 일화로 제작된 영화 《진링의 13소녀》는 지난겨울 중국인들의 폭발적 관심과 격한 반일 감정을 불러 일으키며 단숨에 중국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진링의 13소녀』는 2012년 현재 한국을 비롯하여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세계 7개국에 판권이 계약될 정도로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이다. 그런데 이 작품은 원래 2005년 중편소설로 먼저 발표되었던 이력을 갖고 있다. 후에 장예모 감독과의 인연으로 다시 장편의 옷으로 갈아입게 되지만, 원래 작품이 갖고 있는 힘이 없었다면 극히 드문 일이다. 이렇게 옌거링은 새롭게 확보한 자료와 사실에 근거해 『진링의 13소녀』를 보다 풍부한 장편소설로 창조해냈는데, 즉 역사적 근거를 바탕으로 한 탄탄한 스토리 전개와 섬세하고 절제된 묘사로 인간의 심층적 고뇌를 자극하면서 중국 문학소설의 매력을 고스란히 담아낸 것이다.
『진링의 13소녀』는 1937년 난징대학살이 벌어지던 ‘진링’(지금의 난징을 가리킴)을 배경으로, 미처 피난을 가지 못하고 성당에 남은 여학생들과 일본군을 피해 성당으로 피난 온 기녀들, 성당에서 여학생들을 보호하는 두 명의 신부와 고용인들, 그리고 세 명의 중국 군인들이 각각 작은 이야기 속 중심인물이 되어 하나의 큰 이야기를 형성해나간다.

“『진링의 13소녀』는 제 20년 감독 생활을 통틀어 만난 최고의 작품입니다. 마치 진귀한 보물을 얻은 것처럼요. (……) 저는 작품을 준비할 때 항상 시나리오 작가와 많은 의견을 주고받는데 《진링의 13소녀》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뛰어난 옌거링 작가와 함께 오랜 시간 공을 들였으니까요.” _ 장예모 감독

난징대학살이라는 인류의 비극이 시작되던 1937년 12월, 잉글먼 신부와 아도나르도 부신부는 미처 난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마지막 중립지대인 윌슨복음성당에서 멍수쥐안을 비롯한 어린 여학생들과 함께 몸을 숨기고 있었다. 하지만 윌슨복음성당의 높은 담 밖에서는 광분에 찬 음산한 종말의 새벽을 맞이했다. 수백수천의 일장기를 단 탱크가 진입하고, 길 양옆의 배수구는 피가 흐르는 배혈구로 변했으며, 피범벅 된 몸들이 순식간에 난리가 난 길 위에 인쇄되어 찍혔다. 그런데 어느 날 새벽 성당 담 앞에서 여자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자오위모를 선두로 하여 친화이 강변의 기녀들이 살고자 하는 일념으로 성당을 찾은 것이다.


한편 중국 군인 하나가 윌슨성당의 담장을 넘었다. 스물아홉 살의 다이타오 소령은 잔혹한 전쟁 속에서 살아남아 몰래 숨어들었다. 그리고 시체매장원의 도움으로 죽음의 문턱에서 간신히 목숨을 건진 리취안유와 왕푸성이라는 두 명의 중국 군인까지 성당에 모이게 된다…….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던 순수한 여학생과 천대받던 기녀들, 그리고 두 명의 신부와 중국 군인들은 이렇게 만났다.
하지만 안전할 것 같았던 성당에도 일본군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숨어 있는 소녀와 여인들은 성당의 고용인과 중국 군인들이 잔혹하게 살해되는 끔찍한 현장을 마주하면서도 인기척을 내지 않으려고 입을 틀어막는다. 어느덧 일본군이 성당에서 물러나고, 여학생들은 죽어간 이들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영혼의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하지만 소녀들의 존재를 눈치 챈 일본군은 다시 성당을 찾아오고, 이때 소녀들을 대신해 열세 명의 여인들이 일어선다…….

“저희 목숨은 귀하지 않습니다. 구원할 가치가 없어요. 하지만 우린 그저 인간답게 죽고 싶다고 청하는 겁니다. 하물며 개나 돼지 같은 아무리 천한 목숨이라도 고통받지 않고 깨끗하게 죽을 자격은 있잖아요.”

『진링의 13소녀』는 두 여자 주인공 멍수쥐안과 자오위모의 눈을 통해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하고 잔인했던 ‘난징대학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러는 한편 광기로 물든 전쟁이 어떤 비극을 만들어내고, 또 잔혹한 전쟁이 어떻게 인간을 유린해가는지 등등 인간의 근간을 이루는 ‘인성’에 대해 가감 없이 이야기하고 있다.


옌거링은 그 장치로 ‘13’이라는 숫자를 제목에서부터 플롯의 큰 줄기에 깔아두었다. 『진링의 13소녀』에는 초반 14명의 기녀들과 16명의 여학생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모두에게 이름이 있는 건 아니다. 기녀는 자오위모, 홍링, 더우커우, 위성, 난니의 이름만이 나오고 여학생은 멍수쥐안, 쉬샤오위, 류안나, 소피, 쑤모의 이름만이 나온다. 그 외에는 친구들 혹은 소녀 등 뭉뚱그려 나올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녀와 여학생의 수는 각각 ‘13’이란 상징적인 숫자를 향해 나아가기 위한 설정일 수 있다. 처음에 비대칭을 이루었던 기녀들과 여학생들의 수는 이야기가 진행됨에 따라 ‘13’이란 숫자에서 대칭을 이룬다. 더우커우가 죽으면서 기녀들의 수는 13명으로, 쉬샤오위와 두 명의 친구가 샤오위의 부친을 따라 성당을 빠져나가면서 여학생들의 수 또한 기녀들과 같은 13명으로 합치된다. 이러한 장치들은 결국 비극적 요소를 증폭시키는 매개체가 된다.


그리고 실제로 같은 민족의 시체를 묻어야만 했던 중국인 시체매장원의 이야기, 난징안전지대를 설립하는 등 전쟁의 피해자들을 도왔던 외국인 보트린 여사와 로빈슨 의사 등 실존인물들을 거론하면서 역사적 배경 전반을 아낌없이 활용했다.
인류의 가장 아픈 역사인 ‘난징대학살’을 소재로 가장 아름다운 열세 명의 여인을 성공적으로 융화시킨 옌거링의 『진링의 13소녀』는 『정저우일보』『장시일보』『쓰촨신문』 등 중국의 대표적인 여러 매체를 통해 인정받았다. 생에 대한 열정과 활기로 생동적인 언어를 구사하는 옌거링, 그녀의 섬세한 표현들은 자신을 가장 비천하게 여기던 여성들의 삶을 가장 아름다운 형태로 승화해냈다.

“‘13’이라는 수는 마지막까지 성당에 남겨진 기녀들과 소녀들의 공통된 숫자일 뿐만 아니라 소설 속 화자인 수쥐안의 나이이기도 하다. 이처럼 작가는 소설의 제목에서부터 플롯의 큰 줄기에 ‘13’이라는 숫자를 장치해두었다. 그 의미에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다. ‘13’이라는 숫자는 불길한 아픔을 내포한 상징적인 숫자이다. 난징 함락의 역사적 비극의 그날, 13세 나이에 수쥐안이 초경을 겪듯이 아픔과 고통에 대한 암시일 것이다. ‘13’이라는 숫자는 소설 속 인물들의 개인적 아픔이자 고통일 수도, 난징의 비극


일 수도, 그리고 중국의 비극일 수도, 혹은 전 인류의 비극일 수도, 아니 어쩌면 이 모든 비극과 아픔의 총체를 의미할 수도 있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