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Tinker Tailor Soldier Spy, 2011)

Doctrine_Dark 2016. 2. 16. 10:16










영화를 보고나서야 <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라는 제목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코드명 팅커, 테일러, 솔저가 스파이다'라는 내용을.. 냉전시대의 분위기를 영화는 너무도 잘 그렸다고 생각합니다.


시종일관 잿빛 영상에 날씨는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맑게 개인 날은 찾기 힘들고요.. 또 영상 뒤로 흐르는 사운드마저..

그러나 뭐니뭐니해도.. 이 영화의가장 큰 장점이자 강점은 캐스팅에 있다고 봅니다. 그리고 단지 그 캐시팅이 호화 출연진에 머무르지 않고 훌륭한 연기를 선보였다는 것입니다.


모든 것을 쉽게 알려주는 친절한 종류의 영화는 아닙니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불편해할 영화죠. 생각을 해야 되고 정리를 해야 되는 숙제 아닌 숙제를 남기니까요.. 그러나 그런 것쯤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조지 스마일리의 시선과 움직임을 그대로 따라 가게 만든 감독의 연출력과 게리 올드만의 연기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는데.. 거기에 콜린 퍼스의 존재감까지.. 정말이지 마지막 순간까지 연기자들의 연기로 빛나는 영화입니다. 부대내 안가에서 조지와의마지막 대사는 가히 압권이었죠..


영화 속 인물들 대부분은 영화 분위기 만큼이나 좀처럼 감정을 표출하지 않습니다. 짐이 고문을 당하는 장면마저도.. 그 어떤 험한 장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짐의표정만으로 공포를 느낄 수 있는데.. 어쩌면 이러한 점은 관객을 답답하거나 지루하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지만.. 저는 그 반대로 그래서 더 긴장감 넘쳤던 것 같네요.. 뭐랄까.. 말이 많지는 않은데.. 호흡이 빠른 느낌!!!! 조용하다가 던져진 대사 하나하나에 귀가 쫑긋해지고 오감으로 전달되는, 그러면서도 전개속도는 왜 그리도 차분하고 느긋하던지..(정말.. 몇 번이고 다시 보게 될 듯합니다.)

다른 첩보물처럼 빠른 전개, 화려함, 스피드가 주를 이루는 것은 아니지만.. 아니 찾아 볼 수도 없지만 말 그대로 굉장히 잘 정제된 첩보물을 온전히.. 고스란히 담아낸 영화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속의 요원들을 좀 보세요.. 시대가 그런 탓도 있겠지만.. 멋을 부리거나 멋있게 보이기 위해 어그로를 끌거나하는 모습이 없습니다. 그저 냉랭한 공기 속에서 과거를 기억하고 현재를 또 다른 과거로 채워 나가는 반복되는 삶을 살고 있을 뿐이죠.. 오히려 우리가 영화를 보면서 영화 자체를 지루해 하기에 앞서 그들의 현실이 지루한게 먼저일 지도 모르겠습니다.(저는 전혀 지루하지 않았습니다만..) 물론 거침없이 총을 쏘는 비밀 정보국 요원이지만 손에 쥔게 없는듯한 인간의 외롭고 허탈한 감정을 영리하게 조명한 것이 보여지기 때문입니다. 냉전시대를 배경으로 머리뿐만 아니라 마음&영혼까지 감동하게 만든 첩보물 <팅커 테일러 솔저 스파이>, 이 영화 이상의 잔잔하고 고혹적이어서 신비로운 스릴러물을 또 만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제가 본 최고의 영화 중 한 작품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모태가 된 소설이,캠브리지 5인방이라는 실제 실화를 바탕으로 쓴 소설입니다.

영화와는 다른 얘기지만 캠브리지 5인방을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것 같아서 몇자 적어봅니다.

캠브리지 대학 출신의 영국 최상류 출신들이 영국의 최고급 기밀들을 소련에 넘겨주다가

몇은 소련으로 망명하고 몇은 면죄부 받고 한 사건입니다.

지금 대부분의 헐리웃 스파이 스릴러 영화는 대부분 이 캠브리지 5인방 사건을 모티브로 해서

만들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명령을 내린 정보수 수장이 실은 적의 간첩이었다.....이런 류 첩보 스릴러 많잖아요.

그만치 이상했고, 괴이했고, 이해를 못했던 사건입니다.

아니 왜 영국의 상류층에서 태어나 최고의 교육을 받고 최고의 기관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으며

살던 사람들이 왜 소련의 간첩질을 했을까? 여전희 미스터리 한거죠..

영화에서 부대 안  안가에 갇힌 콜린퍼스 이런말을 하죠..

"서구는 너무 추악해졌다.이건 내 인생의 목표였다."

강남좌파도 신념이고 반지하우파도 신념이고...다 그렇게 인간들은 죽어가죠..

지들 꼴리는대로...이게 바로 신념인거죠.누가 옳고 누가 옳은지는 한 천년후에나 알수 있겠죠..

가이 버제스,도널드 맥클린,킴 필비,앤서니 블런트,존 카인크로스..캠브리지 5인방.

 

1.가이 버제스는 동성애자였고 영국 외교부에서 근무하다 정체가 탄로날것 같자 1951년

소련으로 망명합니다.끝내는 적응못하고 1963년 알콜 중독으로 사망합니다.

죽기전에 서방 기자와 인터뷰 했습니다..영국에서 살때 무엇이 젤 그립느냐?

그랬더니 " 크리켓" 이라고 했대네요.(영화에서도 콜린 퍼스가 크리켓이 젤 그리울 거라고 말하는 장면)

근데 크리켓은 버제스가 캠브리지 다닐때  가장 부르조아적인 경기라고 젤 경멸했던 운동이랍니다.

2.도널드 맥클린은  양성애자였고 워싱턴 주재 영국대사관 정보담당자로 일했습니다.

이 사람을 통해서 미국  기밀이 새니까 체포직전에 소련으로 망명해서 훈장을 받습니다.

나중에 가족까지 소련으로 데려와달라고 자살기도까지 하자 kgb 공작으로 가족까지 소련으로

데려오게 되죠..하지만 끝내 이혼하고 알콜 중독으로 죽습니다.

3.킴 필비...M16최고 첩보책임자였습니다.나중에 가이 버제스와 도널드 맥클린이 체포되기 직전에

이 둘을 소련으로 망명시킵니다.그리고 베이루트로 가서  살다 1963년 소련으로 망명합니다.

소련은 킴 필비를 그야말로 최고대우로 예우 하죠.훈장도 수여하고 죽고나선 영웅 칭호에

이 사람 추모 우표까지 발행합니다....이 사람이 얼마나 소련측에 득이 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거죠.

4.앤서니 블런트는 킴 필비가 망명이후에 들통납니다.근데 이 사람은 왕족이라 면죄부를 받죠.

(영화에서도 비오는 날 테일러(콜린 퍼스)를 면회 하고 나오는 퍼스의 장면이 나오죠..

아마 이 사람을 염두에 쓰고 소설을 쓴듯 하네요)

5.존 카인크로스는 국방성에서 암호해독 책임자로 일했습니다.앤서니 블런트가 체포 된후에 같이 적발되서

잘못 인정하고 역정보를 갖고 있어서 면죄부 받았다고 합니다.

(영화에선 숄저라고 나오는 역할인듯 하네요..)

이 사람이 간첩인건 사후에 언론에 의해서 밝혀진거구요...한마디로 잘먹고 잘살다 죽었죠.

 

나중에 소련이 망한후 KGB 자료를 영국정보부는 경악했대죠.

이들 캠브리지 5인방 때문이 아니라 자생적 소련 간첩인 영국 국회의원이  몇십명이었대죠.

이들만 가지고도 국회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수 있었다고 하네요.

너무 엄청나서,정보부가 그냥 덮었다는.....그리고 그 대부분은 사망하기도 했구요.

 

하튼....영화 재밌게 봤습니다.딱 내 취향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내가 좋아하는 게리 올드만,콜린 퍼스,마크 스트롱...이 셋 연기 보는것만 해도 좋았네요.

감독이 참 능력있는 사람 같네요..장면마다 다 복선이 있어서 심리묘사가 탁월하구요,

자기의  조직에 간첩이 있다는것을 알고 고민하는 콘트롤...

아내 앤이 자기 곁을 떠나갈가바 조바심하는 조지 스마일리..

조직의 보스가 되고 싶은 2인자 폐하 퍼스....

여자 남자를 가리지 않고 즐기는 양성애자 테일러..

동성애자이면서 동성애자가 알려질까 고민하는 능력있는 요원 피터 길럼..

테일러를 사랑하지만 곁에 갈수 없는 낙오된 동성애자  요원 짐 브리도..

소련 여자 첩보원을  빗속에서 기다리는 젊은 열정의   리키 타르...

죽은 콘트롤과 함께 한 젊은 시절을  그리워하는 은퇴한 늙은 여자정보원 코니 ....

 

머...이런걸 딱 한 글자로 요약하자면 .....사랑 이겠죠.

사랑과 첩보를 절묘하게 엮어낸 감독의 솜씨가 정말 대단하네요.

사랑도 한 3년 같이 살다보면 정으로 살고, 10년이 지나면 악으로 산다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담배를 피며 창밖을 보며 무언가를 생각하는

은퇴한 늙은 여자 정보원의 모습이 우리네 모습일겁니다. 젊은 날을 추억하고 반추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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