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크루즈는 에단 헌트 역으로 약 20년동안 미션 임파서블 프랜차이즈에 출연중이다. 무슨 드라마 찍는 것 같다. 휴 잭맨이 울버린 역으로 근 10년 넘게 대중들에게 지속적으로 찾아오는 것보다 더 오래된 세월 동안 톰 크루즈는 항상 에단 헌트였다
사실 첩보영화를 꽤나 즐겨보는 편이다. 어느새 등뒤를 돌아보니 본 첩보 영화가 꽤나 있다고나 할까? 나름 재법 챙겨보는 편인것 같다. 본시리즈도, 다니엘 크레이그로 다시 시작한 007도 대체불가능한 미션 임파서블의 첩보전은 나름 내게 애착이 되어온 것 같다. 리얼리티 만큼이나 하이 테크의 애착을 가진 나에게 그 갈증을 해결해 줄 만한 영화는 현재진행형으로선 이 시리즈뿐이고 말이다. 은근히 사람을 피곤하게 만드는 영화인듯 하다. 지루하진 않았으니, 사람을 꽤나 긴장하게 한다고 봐도 될려나?
일단 가장 인상깊은 건 훌륭하게 구축된 스토리였다. 물론 기본 플롯은 기발하진 않다. IMF의 그림자라 할 수 있는 불량 조직, 신디케이트를 저지하는 것. 여기에 IMF의 폐쇄에 더불어 CIA의 간섭, 스파이가 끼어들며 영화는 흥미진진해진다. 단순한 첩보 영화지만, 국제적인 관점에서 나름 곱씹어볼만한 거리가 꽤나 있었다. 국제첩보전에서 과연 진정한 악당일까, 그저 피해를 덜주는 쪽일까하는 질문을 신디케이트의 수장, 레인의 입에서 듣자하니 많이 당황했달까? 그림자에서 움직이는 사람들, 언제든 정부로부터 부인을 당할 수 있는 이들, 그들은 언제나 외부와 내부에 적을 둘 다 두고있다. 절박한 싸움은 재미있다. 처절한 싸움은 더 재미있지.
이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이어지는 건 바로 스파이 일사덕이다. 우리가 잘아는 MI6에서 나와 신디케이트에 들어와있는 그녀는 에단 헌트와 간간히 마주치며 그가 가야할 방향을 제시하는 동시에 조력자와 적대자의 역할을 동시에 해낸다. 어쩌면 3편의 악당 오웬, 4편의 브랜트에 견줄만한 입체적인 캐릭터이다. 물론 배우 레베카 퍼거슨의 매력도 넘쳐흐르고 말이다. 괜히 이번 편이 첩보와 액션의 혼합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아니다. 레인의 신임을 얻으려하는 행동인지 아니면 진짜로 동화된 것인지 햇갈리게 하는 그녀의 행동은 이번 작품의 최고 활력이다. 시리즈 사상 최고의 여자 캐릭터라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듯 (하지만 모로가 살아나면 어떨까?)
4편의 팀플레이에선 많이 뒤쳐졌다고 할 수 있겠는데, 사실 플롯 상 어쩔 수 없는 문제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 장면에서도 이단 혼자서 미션의 모든 부담을 지지 않는다. 언제나 그렇듯 핵심 역할을 담당하지만, 그 만이 활약하는 건 아니다. 지능형(사실 지능형인 것 같지도 않다...)최약체 벤지부터, CIA 내부의 조력자가 되버린 그랜트, 언제나 뒤에서 돕고있는 루터까지 이 아저씨 4인방의 모습은 언제 봐도 든든하다. 사실 톰의 원맨쇼를 부인할 수 없는 장면이 하나 있다. 바로 오토바이 추격신.
3편이 가족을, 4편이 동료애를 부각했다면 이번 편을 이끄느 원동력은 우정이다. 이것이 꽤나 자주 걸림돌이 되지만 말이다. 혼자 IMF의 추적을 따돌리며 은둔해있던 에단에게 이전 동료들(특이하게도 일사를 제외하곤 아군이라 부를만한 이들은 모두 전작에서 나온 이들이다)이 오게되는 동기도 우정이다. 사실 남자들만 있는 팀에서 의리와 우정 말고 뭘 더 바라겠냐만은...
이번 편의 첩보 장비들도 정말 허를 내두르게 했다. 특히나 오스트리아에서의 저격총들은 정말 황홀하기 그지 없었는데, 플룻같이 보이는 악기를 저격총으로 쓰는가 하면, 공사장 파이프도 저격총으로 변모한다. 권총을 추가 부위를 연결해 연발식 소총으로 쓰기도 하고, 현재 보고 있는 광경을 전송하는 렌즈는 단골 손님으로 등장한다. 가장 충격적인 건 역시 보행 감지기. 지금까지 나온 가장 압도적인 보안장치를 보자니, 다음편에선 도대체 어떤 게 나올런지 감이 안잡힌다. 사실 이건 4편 나왔을때도 그랬지. 어떤 액션이 부르즈 칼리파에서의 스릴에 비견될 수 있을까? 이번 5편은 시작부터 배째고 보여준다. 비행기에 매달린 톰을 보여주며 일단 이정도로 시작하자고라 말하면서 말이다.
사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는 언제나 걱정으로 시작하는 시리즈였다. 살짝 불안한 감독 선택(3편 때의 JJ 에이브람스는 첫 영화 연출이였고, 4편의 브래드버드는 첫 실사영화, 4편의 크리스토퍼 맥쿼리는 훌륭한 각본과 어정쩡한 각본이 공존한데다 감독 데뷔작인 잭 리처가 그리 잘 되진 않았다)에 양산화되는 블록버스터가 되지 않을까하는 불안감. 거기에 이젠 톰 크루즈의 생존 문제까지. 하지만 언제나 이 시리즈는 이 논란과 걱정을 불식시키며 훌륭한 캐스팅 (다시 생각하니 3편 캐스팅은 정말 예술이다. 메인 악당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부터 조나단 리스 마이어스와 빌리 크루덥에 로렌스 피시번까지!)과 21세기 최후의 스턴트 액션과 하이테크 장비, 그리고 끈끈한 팀플레이. 007 스펙터가 또한번 무시무시한 걸 준비해 놓았겠지만, 여름 블록버스터로 이보다 더한 걸 바라는 건 사치나 다름없다. 신흥강자 킹스맨 만큼이나 시리즈의 명맥을 이어나가기 충분하다. 여담으로 4편부터 다시 시작된 시리즈 특유의 오프닝은 여전하다. 그 시절 사람은 아니지만, 1편은 너무 훌륭했기에 또한번 감탄이 나올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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