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카리오 : 암살자의 도시 (Sicario , 2015), 부제-'The Border is Just Another Line to Cross'

Doctrine_Dark 2016. 3. 29. 01:20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는 한참 전 트레일러는 봤었지만 그저그런 헐리웃 액션인가 싶어 볼 생각이 없었으나 우연히 보게 되었다

결과, 영화관에서 안봤으면 땅을 치며 후회했을 작품이었다.

올해 내가 봤던 영화들 중 2015년 최고 작품으로 기억될 듯. 


마약 카르텔에 뿌리부터 점령당한 도시 후아레즈에 대한 충격적일 정도로 사실적인 묘사와 

오랜만에 보는 정말 잘 짜여진 견고한 각본

직관적이고 아름다울 정도로 정교한 카메라워크

가히 천재적인 연출력

검증받은 배우들의 좋은 연기까지. 


특히 주연 중 한명인 베네치오델토로의 연기력은 소름돋을 정도로 엄청나다.

그가 이 작품으로 오스카 트로피를 가져간다 해도 단 1%의 이견도 달고 싶지 않다. 

눈빛과 목소리 톤만으로도 캐릭터에 많은 의미를 담아내고 또한 많은 걸 묻게 하는 정말 좋은 연기였음.



덧붙이자면, 이 작품의 주연 중 하나는 카메라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카메라워크가 담아낸 장면 하나하나가 잔혹할 정도로 아름답고, 그 자체만으로도 메세지를 전달한다.












정말 잘 찍었다.

주인공들이 엘파소로 비행기를 타고 진입할 때, 180도 하늘 위에서 찍어낸 스크린에 가득차게 보이는 기이한 모습의 무채색 지형은 그 자체만으로 섬뜩함을 불러일으키고,

또한 카르텔에 장악된 도시인 후아레즈로 작전팀이 맨 처음 들어갈때 펜스 저편으로 보이는 모습은 필요없는 클로즈업 등 과장된 촬영은 하나도 없음에도 불구하고 후아레즈의 끔찍한 현실 그 자체를 케이트의 눈에 담기는 모습 그대로 직관적으로 전달해준다.


영화의 스토리가 진행될수록 좋은 각본이란 영화를 얼마나 탄탄하게 만드는를 새삼 다시한번 느끼게 해 주고,

하지만 이것이 지어낸 허구가 아니라 마약카르텔에 점령당한 멕시코 상당수 도시의 실제 현실이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끔찍한 기분이 드는데, 이러한 무거운 느낌은 카르텔에 매수된 현지경찰의 어린 아들이 총소리를 뒤로하고 동네 아이들과 축구를 할때 정점에 치닫는다.


후아레즈시 대로변에 거꾸로 매달려있던 훼손된 사체들의 잔혹한 모습보다도 아이의 축구하는 모습이 더 잔인하게 느껴진건 나 뿐일까?



이 영화는 먼저 개봉한 미국쪽에서도 평단의 극찬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성적은 마션 등에 밀려 8천만달러선으로 기대한만큼 크게 높지는 않았다고 한다.(그래도 투자비2배이상 뽑아냄)

한국에서는 개봉관이 특히 적은 편이던데 이상한 영화 독과점하지 말고 이런 잘만든 영화를 많이 좀 걸었으면 좋겠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우리나라에서 별도로 붙인 '시카리오 -암살자들의 도시'라는 부제가 너무 단편적이지 않나 싶다.

시카리오가 암살자라는 뜻 외에는 굳이 영화내용상 연결도 잘 안되고-_-



차라리 'The Border is Just Another Line to Cross'라는 원작의 부제 그대로 갖다썼으면 어땠을까?


시카리오 내용과 결말 전체를 관통하는 의미심장한 말이기에..